출산 후나 중년 이후, 소변이 새거나 밑이 빠지는 듯한 느낌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증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골반저근 약화'다. 골반저근은 방광, 자궁, 직장 등 주요 장기를 받쳐주는 근육으로,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약해지면 요실금이나 골반장기탈출증, 성기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임신·출산 경험이 없는 젊은 여성이나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 과도한 다이어트나 운동 습관으로 인해 골반저근이 약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문제'로 넘기기보다는, 평소 생활습관과 자세 관리, 적절한 운동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 항문 전문의 김유용 원장(홍문외과의원)과 골반저근의 정의와 약화 원인, 치료 및 강화 방법부터 올바른 예방 습관에 대해 짚어본다. Q. 골반저근 질환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골반저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골반저근은 골반 바닥을 형성하는 근육으로, 치골미골근·장골미골근·미골근과 그 주변 인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평한 막 형태로 골반 하부를 지지하며 복강 내 장기가 아래로 쳐지지 않게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배뇨·배변·성기능 등 생리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근육입니다. Q. 골반저근이 약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특히 주의해야 할 고위험군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골반 내 장기를 지지하던 근육이 느슨해지면 방광, 직장, 자궁 등의 구조적 변형이 발생해 장기들이 아래로 내려오거나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요실금, 방광류, 자궁탈출증, 골반 통증 같은 비뇨생식기 질환과 변비, 직장류, 변실금 등의 항문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위험군으로는 다수의 자연분만을 경험한 여성, 폐경 이후 여성, 고령의 남성, 비만이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분들이 해당됩니다. Q. 그렇다면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나요
젊은 연령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산 중 골반 근막 손상이 심하거나 외과적 수술 후 조직 손상, 과도한 운동, 선천적 결손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젊은 층은 골반 근육과 인대가 튼튼한 편이므로 외상이나 수술 외에는 드물지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Q. 실제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증상을 부끄럽게 여겨 오랫동안 숨기다 병이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여성 노인분들 중에는 변실금이나 탈장 증상이 나타나야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평생 치질로 생각하고 지내시다 진단 후 직장탈출증으로 수술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이 있을까요 병원에 꼭 가야 하는 경고 신호는 어떤 것들인가요
항문 주변이 축축하거나 가렵고, 가스나 변을 참기 어렵거나 재채기·기침 시 소변이 새는 경우, 대변을 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질 후벽을 눌러야 하는 경우는 경고 신호입니다. 또 이유 없이 골반 아래나 허리에 통증이 있거나,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줘야 하고 막힌 느낌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또 항문이나 자궁경부가 밖으로 탈출되거나 출혈·통증이 동반된다면 질환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Q.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가장 먼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체중 조절, 변비 예방, 복압이 높아지는 행동(쪼그려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피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로는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투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변비나 변실금 증상이 있을 때는 식이섬유나 변 완화제를 활용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바이오피드백 요법과 자기장 치료가 있습니다. 바이오피드백은 골반저근 수축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이고, 자기장 치료는 전기 자극을 통해 근육의 수축력과 지속력을 높이는 치료입니다.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어려운 경우에는 손상된 구조를 수술로 복원하기도 합니다. Q. 케겔운동이 골반저근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정확한 방법이 궁금합니다.
케겔운동은 골반저근을 수축·이완시켜 강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소변이나 가스를 참는 느낌으로 항문 근육을 1~2초간 수축했다 이완하는 동작을 10회 반복합니다. 하루 3세트,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실시하면 좋습니다. 운동 시 엉덩이나 복근, 허벅지 근육은 움직이지 않도록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리하게 하면 근육 피로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병행하며 올바른 운동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예방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조직의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습니다. 꾸준한 케겔운동으로 요도와 항문 괄약근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습관을 피하고, 변비를 유발하는 식습관을 개선하며,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를 삼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증상이 느껴진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 오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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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기침할 때 소변 새면 위험 신호"…전문의가 말하는 '골반저근 약화' 경고 증상·예방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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